퇴직연금이란 무엇일까?
퇴직연금이란, 회사에서 일하다가 은퇴할 때 받을 수 있는 돈을 모아두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회사에서 매달 일정한 금액을 내주고, 그 돈을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곳에 맡기면, 그곳에서 돈을 더 늘려주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돈을 키울 수 있는데, 어떤 종류의 돈에 투자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이나 채권 같은 것에 투자할 수 있다. 주식은 위험하고 수익률이 높은 돈이고, 채권은 안전하고 수익률이 낮은 돈이다.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
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2013~2019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27%에 그쳤다. 반면 연금 선진국인 호주는 8.87%, 미국은 9.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원리금 보장형 수익률은 1.68%에 그쳤고, 실적 배당형 수익률은 10.67%로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퇴직연금 자산의 대부분이 예·적금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어서이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원금 손실의 위험이 없지만, 수익률도 낮다. 반면 주식이나 채권 같은 실적 배당형 상품은 위험도가 높지만, 수익률도 높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필요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퇴직연금 운용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실적 배당형 상품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폴트옵션 제도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투자상품을 선택하지 않거나 선택할 수 없는 경우에 적용되는 제도이다.
디폴트옵션 제도에서는 운용 관리 기관이 사전에 지정한 운용 방법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아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제시한다. 예를 들어, 목표시점이라는 날짜를 정하고, 그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위험한 돈을 조금씩 줄이고 안전한 돈을 늘리는 타깃데이트펀드 (TDF) 등이 있다.
디폴트옵션 제도는 미국, 호주 등 퇴직연금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97%는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채권 비중을 조절해 투자하는 TDF 등을 선택하고 있다.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하면 퇴직연금 가입자가 편리하게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디폴트옵션 상품에는 어떤 종류
디폴트옵션 상품은 위험도에 따라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나뉜다. 각 위험도별로 다양한 종류와 특징이 있다.
초 저 위험 상품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다. 예를 들어, 은행·우체국·저축은행 예적금, 보험사 최저이율보증보험 (GIC), 증권사 ELB가 있다. 이런 상품은 원금 손실의 위험이 없지만, 수익률도 낮다.
저위험 상품
안전한 돈에만 투자하는 펀드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발행한 국채나 지방채 같은 것에만 투자하는 스테이블밸류 펀드 (SVF)가 있다. 이런 상품은 원금 손실의 위험이 거의 없지만, 수익률도 낮다. 그래서 단독으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지정할 수 없고, 다른 펀드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중위험 상품
위험한 돈과 안전한 돈을 적절하게 섞어서 투자하는 펀드이다.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을 50:50으로 섞어서 투자하는 밸런스드펀드 (BF)가 있다. 이런 상품은 주식이 오르면 주식으로 돈을 벌고, 주식이 내리면 채권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바꿔서 최적의 수익을 내려고 한다.
고위험 상품
위험한 돈에만 투자하는 펀드이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나 공항, 항만, 철도 등의 사업에 투자하는 SOC 펀드가 있다. 이런 상품은 국가 정책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사업의 성패나 환경변화에 따라 위험이 있다. 그래서 이것도 단독으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지정할 수 없고, 다른 펀드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디폴트옵션 상품을 어떻게 선택하고 관리해야 할까?
디폴트옵션 상품은 단일 상품도 승인받을 수 있지만, 단일 상품을 묶은 포트폴리오 상품도 승인받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는 3개 이내 상품으로 구성할 수 있으며, 원리금보장 유형 상품만 묶거나, 펀드 유형 상품만 묶거나, 원리금보장과 펀드 유형을 섞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상품을 선택할 때는 구성 상품 종류와 비중을 확인해야 한다. 구성 상품 종류와 비중은 포트폴리오의 수익률과 위험도에 영향을 미친다.
디폴트옵션 미가입 시 과태료?
디폴트옵션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서 과태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디폴트옵션을 선택하는 것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권리이고, 선택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습니다. 다만, 디폴트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퇴직연금 상품이 만기가 되면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되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디폴트옵션을 선택하거나 다른 상품으로 운용지시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태료가 있는 것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아니라 퇴직연금 운용하는 회사입니다. 퇴직연금 운용하는 회사는 2023년 7월 11일까지 퇴직연금 규약을 변경하여 디폴트옵션을 반영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퇴직연금 운용하는 회사는 디폴트옵션에 대해 가입자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